믿음을 의로 여기시다(롬 4:4-9)
1. [일하는 자에게는 그 삯을 은혜로 여기지 아니하고 빚으로 여기거니와](4)
1) “일하는 자에게는”
본 구절은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이 마땅히 추구해야 할 선행을 행하는 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행적을 내세워 자기 공로를 자랑하려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Calvin).
본 구절 전체가 일상적인 고용 관계에 대한 것을 비유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점에서는 1차적으로 삶을 위해 일하는 일꾼을 의미하며, 2차적으로는 다음절에 기록된 '일을 한 것이 없는 자'와 '믿는 자' 등과 대조를 이루는 개념으로서 단지 행함으로 의롭게 되려는 자들을 의미한다.
2) “그 삯을”
일꾼이 요구하는 '삯'은 문자적으로 일해준 것에 대한 품삯을 의미하지만(눅 10:7;딤전 5:18) 은유적으로는 '보상'(reward)을 뜻하는 말로 사용된다고 한다.
3) “은혜로 여기지 아니하고 빚으로 여기거니와”
'빚'은 '삯'이라는 말과 동의어로 쓰였으나 '은혜'와는 대조적인 뜻으로 사용되었다. '빚'은 주로 모세의 율법에 나타나는 바, 채무 관계를 지적하는 데 쓰였다(출 22:25).
바울은 일하는 자들의 정당한 삯을 언급함으로써 다음절에 나오는 일하지 아니한 자들에게 주어지는 용서와 칭의(稱義)의 위대함을 강조하고 있다.
행함으로 의롭게 되려는 자에게 있어서 행위의 결과는 일꾼이 일한 것에 상응한 대가를 받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설 만한 자리가 없다. 오로지 행위의 주체인 자신의 자랑만이 존재할 뿐이다.
2. [일을 아니할지라도 경건치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믿는 자에게는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시나니](5)
1) “일을 아니할지라도”
삯을 위해서 일하지 않은 사람, 즉 행함으로 의롭게 되려는 자가 아니라 의를 얻기 위해 아무 수고도 하지 않은 사람을 가리킨다.
바울이 본절에서 의를 얻기 위해 아무 행위도 하지 않고서 의롭게 되는 것에 대하여 계속 진술했듯이 오직 하나님은 행위로 써가 아니라 '그의 믿음을' 보시고 의롭다 하신다.
2) “경건치 아니한 자”
이는 행함으로 의롭게 되려 애쓰지 않는 자와 동의어지만 죄인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그보다 더욱 강한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이 용어는 하나님의 은혜의 깊이와 넓이를 보여 주고 있다.
3) “의롭다 하시는”
본 구절은 의롭다 여기시는 것이 철저하게 믿는 것과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경건치 아니한 자가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죄인에게도 임한다는 구원의 진리를 적용한 것으로서 아브라함에게 적용되었던 원리와도 일치한다.
3. [일한 것이 없이 하나님께 의로 여기심을 받는 사람의 행복에 대하여 다윗의 말한 바](6)
1) “일한 것이 없이”
이 말은 원문상으로 '행위와 상관없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바울이 거듭 강조하여 이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되는 것이 인간의 행위 내지 노력과 아무 상관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2) “사람의 행복에 대하여 다윗의 말한 바”
'행복' 이 단어는 단순한 '축복'이나 '행복'만을 의미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총'에 강조점이 있다. 그래서 혹자는 '하나님으로부터 복되다고 선포되는 것'이라고 의역하기도 했다(Black).
4. [그 불법을 사하심을 받고 그 죄를 가리우심을 받는 자는 복이 있고](7)
'불법' 이 말은 '율법'이란 말에 부정 접두어가 첨가되어 이루어진 파생어이다.
포괄적으로는 법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나 보다 정확하게는 '율법을 어긴 행위'를 가리킨다.
그리고 '율법을 어긴 행위'는 이스라엘 사회에서 죄로 규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본절에서 '불법'과 '죄'는 동의어의 반복으로 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하심을 받고'라는 동사와 '가리우심을 받고'라는 동사 역시도 동의어의 반복이다.
5. [주께서 그 죄를 인정치 아니하실 사람은 복이 있도다 함과 같으니라](8)
1) “주께서 그 죄를 인정치 아니하실 사람”
본절은 7절의 중복으로 동일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면서 하나님의 사유(私有) 하시는 은혜를 보다 강조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본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죄인으로 규정되는 '죄'조차 없는 것으로 인정한다는 사실이 강조되었다.
6. [그런즉 이 행복이 할례자에게뇨 혹 무할례자에게뇨 대저 우리가 말하기를 아브라함에게는 그 믿음을 의로 여기셨다 하노라](9)
1) “할례자에게뇨 혹 무할례자에게뇨”
바울은 죄인을 의인으로 간주하는 하나님의 축복의 범위에 대해서 진술하고 있다.
행위에 관계없이 주어지는 하나님의 축복이 할례자인 유대인에게만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이방인에게도 동등하게 주어지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울은 본절의 질문을 제기했다.
바울 논지의 핵심은 비록 할례가 유대인들에게 중요시되고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죄인들에게 베푸시는 칭의의 축복에 할례가 전혀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바울은 이러한 논지를 본절의 질문을 제기함으로 더욱 확고히 하고자 했던 것이다.
2) “아브라함에게는 그 믿음을 의로 여기셨다”
이 구절은 3절에서와 같이 오직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 것을 재차 강조하기 위한 구절이 아니다. 이는 아브라함의 믿음이 의로 여겨지게 되었던 시점으로 화제를 전환하기 위하여 반복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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